Story & Guide

2018년 6월 경 뉴욕에서 벌어진 사건은 이른바 악몽의 주일 Week of Nightmares 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. 그 일주일의 환란을 겪은 뉴욕은 참담하게 붕괴했다. 가까스로 지옥의 문이 닫힌 뒤 인간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복구하려 애썼으며 당시 뉴욕 시에 있던 각성 네피림들의 분투로 뉴욕 곳곳에서 가득 출몰한 마귀들을 가까스로 물리칠 수 있었다. 당시 뉴욕시에 있던 각성 네피림의 수와 힘에는 한계가 있어 놈들의 맹공을 그저 막기에만 급급하던 차였으나 어느 순간 하늘에 떠오른 붉은 달이 사라지고 창궐한 마귀들의 기세가 대거 꺾여 그제야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이다.

 

하지만 한 번 나타난 마귀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으며 한 번 유린당한 뉴욕이 당장 회복되는 것도 아니었다. 뉴욕시를 감싸듯 하는 어떤 무형의 경계를 기준으로 바깥쪽은 큰 영향이 없었으나 안 쪽의 도시는 이야기가 달랐다. 여전히 도시에 횡행하는 마귀들은 약해진 뉴욕에 남겨진 상흔을 가차없이 후비고 비집어 찢어 벌렸다. 남아 있었거나 새로 태어난 악마가 뉴욕 시 곳곳에서 악행을 벌이고 그 들이 부리는 마귀가 인간들을 유혹해 갖은 악덕을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벌이며 뉴욕 시 한정으로 차원의 벽은 어느새 약해지고 구멍이 나기 쉬운 모양새가 되어갔다.

 

덕분에 뉴욕 시는 미국 제1도시라던 지난 날의 명성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하였지만 또다른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. 성신이 아끼고 사랑한다 하는 그 인간의 찬양받아 마땅할 창의력과 자유로움은 이번에도 멋들어지게 빛나서, 악마들과 어느새 감화되고 결탁하여 갖은 범죄의 온상이자 그에 따른 부와 악명이 자자하게 된 도시. 망령처럼 떠돌며 인간을 유혹하거나 잡아먹고 힘을 키우려는 마귀와 그 것들을 토벌하려 국가 또는 개인들에게 고용된 악마 사냥꾼이자 해결사인 네피림 처형인들이 인간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땅. 과거의 빅 애플은 현재의 로튼 애플이 되었다.

 

그 쾌락과 악덕의 도시에서 약 1년이 넘도록 묵묵히 처형인들을 위한 펍이자 정보 및 인력 알선을 하는 <가시와 불꽃>을 운영해 온 요한 스탈링은 드디어 비장의 한 수를 꺼내들었다.

 

펍을 운영하며 정보를 모은 요한은 뉴욕을 수백 구역으로 세세히 나눠서 각 구역의 위험도를 설정하고 그 것에 점수를 붙여 처형인들을 대상으로 현상수배령을 포고했다. 이 뉴욕 정화 계획에 협조하여 대대적인 마귀 토벌에 참전한 이들에게 점수 별로 포상급을 지급하고 또한 현상수배 점수를 전부 채운 자에게는 <엑스트라 마탄> 을 한 발씩 나눠주겠노라고 선언한 것이다.

 

<엑스트라 마탄> 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몹시 강력한 네피림 전용의 힘이었다. 보통의 각성 네피림이 쏘는 <신성탄>과 달리 이 <마탄> 이라는 것은 특수한 힘을 담아 네피림의 힘을 일시적이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강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다.

 

한 동안 어떠한 공격도 버티고 피할 수 있게 할 수 있었고 도저히 뚫을 수 없을듯한 강력한 악마에게도 그 몸통에 치명적인 탄환을 처박아 줄 수 있을 정도로 강화시켜 주기도 했다. 하지만 그 모든 것 보다도 가장 놀라운 것은, 바로 이 단 한 발의 마탄이라면 아무리 만신창이로 죽어가는 자 조차도 숨만 붙어 있다면 어떻게든 살려낼 수 있다는 점 이었다. 비록 마탄이라는 것 자체가 악마와 네피림에게만 효과가 있지만 그 것은 각성 여부와는 무관하기에 더욱 굉장한 것이었다. 마탄은 그야말로 모든 점에서 최후의 일발 역전의 힘이며 그렇기에 더없이 충격적이며 동시에 유혹적인 제안이었다.

 

그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각지의 처형인들이 뉴욕으로 몰려들게 만들어 도시가 온통 술렁일 지경에 이르렀다. 가시와 불꽃에 모인 처형인들의 사연은 가지각색이었다. 같은 네피림 한정이지만 죽어가는 이도 단숨에 되살릴 수 있는 힘이 간절했던 자, 세계에 손 꼽힐 만큼의 희귀함에 기어이 값을 매겨 부를 취하려던 자, 또는 고통받는 이들을 구원하고 도우려는 선의와 사명을 지닌 자, 그런 반짝거리는 이유를 껍데기 삼아 뒤집어 쓴 명예를 구하려는 자, 단순히 재미와 즐거움을 쫓아온 자... 기타 등등 저 마다의 사유로 뉴욕 시를 종횡무진 들쑤시게 된 처형인들 덕분에 악마에게 서서히 점령되어 가던 뉴욕시의 세력비가 깨지고 단숨에 뒤집혀 마귀와 적성 세력을 몰아붙여갔다.

 

그로부터 3개월 뒤, 이제와 그 것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어 더더욱 소란스럽고 위험해졌으며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 된 도시 뉴욕. 그 안의 사건의 중심지이자 처형인들의 중립보호구역 <가시와 불꽃> 안에 붙어 있는 현상수배 용지는 그 곁에 다트판 대신 놓인 처형인들의 사격 게임기처럼 너덜거리고 낡아빠졌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