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tory & Guide

2018년에 뉴욕에서 벌어진 2차 아마게돈의 서막은 헤일로를 지닌 마탄의 [사수]들의 노고로 막아내었지만 그 들의 활약은 알려져선 안된다는 좌천사의 말과 함께 잊혀졌다. 대신에 그 환란에서 살아남은 이들 중 미래에서 온 세례자의 새로운 방식의 세례를 받아 거듭난 이, [사도]들이 나타났다. 야경꾼의 숲에서 훈련하며 미래의 3차 아마게돈을 미연에 막아낸 이들은 세례자의 유언에 따라 각자의 삶을 위해 각각의 세상 속으로 떠나갔다.

 

세례자 사이먼 스탈링의 영혼이 머물다 떠난 육신의 주인, 요한 스탈링은 그 것을 인연으로 세례자의 수제자, 히스클리프 그레이브스의 제자가 되어 그의 계파를 잇는 생도 생활을 1년여간 마치고 어엿한 사도가 되어 독립했다. 그리고 그 무렵 여전히 지상에 남아 세상을 바라보는 단 한 명의 당직 천사인 좌천사 덱스트로, 자드키엘과 만나게 된다. 그 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지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. 다만 그 뒤 요한이 스승인 히스클리프와 상의를 한 것과 자드키엘이 머무르고 있는 육신의 주인, 아이작 스미스의 소유였던 뉴욕 시의 작은 펍 <가시와 불꽃>을 요한이 인계받아 그 곳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된 것이 그 결과 임은 분명했다.

 

4년 전, 그 정체는 2차 아마게돈이었으나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<악몽의 주일> 이라 불리게 된 일주일의 환란을 겪은 뉴욕은 참담하게 붕괴했다. 가까스로 지옥의 문이 닫힌 뒤 인간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복구하려 애썼으며 마탄의 사수들의 노력으로 뉴욕 곳곳에 뿌려졌던 대악마 탄생의 근원 <악덕의 씨앗>이 상당히 제거되었으나 여전히 남아있는 악덕의 씨앗은 그대로 뉴욕에 남겨진 상흔을 가차없이 후비고 비집어 찢어 벌렸다. 남아 있었거나 새로 태어난 악마가 뉴욕 시 곳곳에서 악행을 벌이고 그 들이 부리는 마귀가 인간들을 유혹해 갖은 악덕을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벌이며 뉴욕 시 한정으로 차원의 벽은 어느새 약해지고 구멍이 나기 쉬운 모양새가 되어갔다.

 

덕분에 뉴욕 시는 미국 제1도시라던 지난 날의 명성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하였지만 또다른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. 성신이 아끼고 사랑한다 하는 그 인간의 찬양받아 마땅할 창의력과 자유로움은 이번에도 멋들어지게 빛나서, 악마들과 어느새 감화되고 결탁하여 갖은 범죄의 온상이자 그에 따른 부와 악명이 자자하게 된 도시. 망령처럼 떠돌며 인간을 유혹하거나 잡아먹고 힘을 키우려는 마귀와 그 것들을 토벌하려 국가 또는 개인들에게 고용된 악마 사냥꾼이자 해결사인 네피림 처형인들이 인간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땅. 과거의 빅 애플은 현재의 로튼 애플이 되었다.

 

그 쾌락과 악덕의 도시에서 약 1년이 넘도록 묵묵히 처형인들을 위한 펍이자 정보 및 인력 알선을 하는 <가시와 불꽃>을 운영해 온 요한 스탈링은 드디어 비장의 한 수를 꺼내들었다.

 

세례자 사이먼이 떠나간 뒤 시간이 지나고 요한은 자신에게 이른바 <엑스트라 마탄> 이라고 불리우는 강력하고도 자신 외 타인에게 양도 가능한 수단이 다수 남아있음을 깨달았다. 자신의 스승과 상의한 뒤 뉴욕에 터를 잡고 시간을 들여 뉴욕의 상황을 충분히 관찰하며 정보를 모은 요한은 뉴욕을 수백 구역으로 세세히 나눠서 각 구역의 위험도를 설정하고 그 것에 점수를 붙여 처형인들을 대상으로 현상수배령을 포고했다. 이 뉴욕 정화 계획에 협조하여 대대적인 마귀 토벌에 참전한 이들에게 점수 별로 포상급을 지급하고 또한 현상수배 점수를 전부 채운 자에게는 이 <엑스트라 마탄>을 한 발씩 나눠주겠노라고 선언한 것이다.

 

그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각지의 처형인들이 뉴욕으로 몰려들게 만들어 도시가 온통 술렁일 지경에 이르렀다. 가시와 불꽃에 모인 처형인들의 사연은 가지각색이었다. 같은 네피림 한정이지만 죽어가는 이도 단숨에 되살릴 수 있는 힘이 간절했던 자, 세계에 손 꼽힐 만큼의 희귀함에 기어이 값을 매겨 부를 취하려던 자, 또는 고통받는 이들을 구원하고 도우려는 선의와 사명을 지닌 자, 그런 반짝거리는 이유를 껍데기 삼아 뒤집어 쓴 명예를 구하려는 자, 단순히 재미와 즐거움을 쫓아온 자... 기타 등등 저 마다의 사유로 뉴욕 시를 종횡무진 들쑤시게 된 처형인들 덕분에 악마에게 서서히 점령되어 가던 뉴욕시의 세력비가 깨지고 단숨에 뒤집혀 마귀와 적성 세력을 몰아붙여갔다.

 

그로부터 3개월 뒤, 이제와 그 것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어 더더욱 소란스럽고 위험해졌으며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 된 도시 뉴욕. 그 안의 사건의 중심지이자 처형인들의 중립보호구역 <가시와 불꽃> 안에 붙어 있는 현상수배 용지는 그 곁에 다트판 대신 놓인 처형인들의 사격 게임기처럼 너덜거리고 낡아빠졌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.